<2011년 판 책 만드는 책> Blog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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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소도구 - 기타 제본 시 필요한 도구들, 옛 휴대전화기


3. 기타 제본 시 필요한 도구들



  기타 제본 시에 필요한 도구들을 하나씩 설명하도록 하겠다.

  먼저 붓펜은 지금까지 책을 펴낼 때 표지 친필을 하기 위해서 써왔다. 옛날 책들을 보면 책의 표지가 별 다른 장식이나 삽화가 없이 친필로 된 책 제목만 덩그러니 있다. 이를 참고해 필자도 표지에 친히 붓글씨로 제목과 책을 펴낸 날짜, 그리고 필명을 쓴다. (표지로 따로 삼을 두꺼운 종이를 구비하지 못하거나 표지 디자인 능력이 달려서 붓펜으로 표지 친필을 한다고는 차마 말 못해.)

  왼쪽의 샤프는 스테플러 제본 시 스테플러를 박을 부분을 표시하기 위해서 쓰는 도구이다. 굳이 제본과 관련하자면 그렇게 용도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고 앞서 이야기한 초고나 재고를 수정할 때 샤프로 수정을 한다. (재고를 수정할 시에는 빨간 펜이나 검은 펜을 쓰기도 한다)

  15cm 자의 경우 사진에는 두 개가 나와 있는데 두 개 모두 다 쓴다. 예전에 쓰던 것이 왼쪽, 현재 쓰고 있는 것이 오른쪽의 것이다. 예전의 쓰던 것의 경우 눈금의 반대편에 철판이 대어져 있다. 이 철판은 자를 대고 칼을 쓸 때의 자의 손상이나 펜으로 선을 그을 때 펜의 잉크가 자에 더럽게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다. 필자의 경우 스테플러 제본 시 박혀있는 스테플러의 튀어나온 듯 울퉁불퉁한 뒷부분을 꾹꾹 눌러주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는 용도로 이 철판을 쓴다. 오른쪽의 자는 주로 스테플러를 박을 부분을 재는 데 쓴다.

  샤프와 자의 경우 제본테이프를 자를 때에 공히 쓰는데 이때에는 커터 칼도 활용한다. 제본테이프를 책의 높이만큼 정확히 재는데 자와 샤프를 쓰고 그것을 자를 때 커터 칼을 쓴다.

  고시생들이 가장 많이 쓴다는 저 흔한 검은색 <마하펜>의 경우 열 제본 시에 쓰는 도구이다. 앞서도 살펴봤듯이 열 제본 표지의 경우 한쪽 면이 투명한 용지로 되어있다. 또한 열 제본 표지가 A4 크기이기 때문에 책의 크기인 A5 크기로 다시 재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투명한 용지에 재단할 선을 그을 때 바로 이 검은색 펜을 쓴다.

  지우개의 경우에는 샤프로 표시할 부분이 잘못 되었을 때의 수정하기 위한 용도로 쓰며, 붓펜 보충 잉크의 경우 붓펜에 잉크가 다 떨어졌을 때 충전하기 위한 용도로 생각하시면 되겠다.

  그리고 사진에 미처 나오지는 못했지만 이 책에서만은 특별히 목공용 풀이 쓰인다. 지금까지 인쇄와 관련해서 목공용 풀을 쓴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책, 그것도 진본을 인쇄할 때 목공용 풀을 쓰게 된다. 제본 표지의 뒷면을 보면 투명한 용지로 되어 있음을 앞서 확인하셨을 것이다. 진본에서는 이 부분도 한지로 꺼풀을 씌워야 하는데 한지와 투명한 용지를 바로 붙이면 제대로 접착이 안 된다. 그래서 투명한 부분을 또 다른 제본 표지의 흰 부분(앞면에 해당되는 부분)을 잘라서 먼저 덧댄 다음에 한지로 꺼풀을 씌울 것이다. 투명한 부분에 흰 부분을 잘라 붙이는데 이 목공용 풀을 쓰게 된다.




4. 옛 휴대전화기


  으응? 책을 만드는데 휴대전화기가 쓰인다고? 아 물론 쓰일 수도 있지. 앞서서 설명하지 않았는가, DSLR를 촬영하는데 필자가 현재 쓰고 있는 <iPhone 4>를 썼다고. 그런데 그건 “피처링”선에서 그치는 용도로 썼을 뿐이고 지금 설명하는 옛 휴대전화기는 그저 “피처링”의 선에서 그 기능을 다하지 않는다. 우선 내가 이전까지 무슨 휴대전화기를 썼는가를 사진으로 보여주겠다.




  필자는 불과 2011년 7월 말까지 이 휴대전화기를 썼다. 그렇게 말하면 여러분들은 이른 바 “가로 본능” 휴대폰을 쓰는 정형돈이나 2G 가입자인 유재석만큼 필자가 검소한 축에 속한다고 여기실 지도 모르겠다. 이 휴대전화기는 “비키니 폰”시리즈 중 하나인 <CYON LG-KH6400>모델이며 제조일시가 2008년 7월이다.

  사실 이 휴대전화기는 필자의 형이 취직을 하자마자 새로 장만한 폰이었다. 그전까지 필자는 “비키니 폰”보다도 더 고전 축에 속하는 “초콜릿 폰”을 쓰고 있었다. 필자의 형이 휴대폰을 잘만 쓰던 중 2009년 여름의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여천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필자의 형이 사흘간 예비군 동원훈련을 위해 택시를 타고 현지 근처의 훈련장으로 이동하던 중 택시에 이 폰을 두고 내렸다. 예비군 훈련을 받는 사흘뿐만 아니라 그 이후 며칠 동안에도 필자의 형은 휴대전화기가 없이 생활해야했고 결국 새 폰을 장만해야 했다.

  그런데 필자의 형을 예비군 훈련장까지 데려다 준 택시기사님께서 다행히 필자의 형에게 연락해 이 폰을 돌려주게 되었다. 이미 새로운 폰을 쓰게 된 처지의 필자의 형은 다시 되찾은 이 “비키니 폰”을 필자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때문에 필자는 2009년 여름부터 이 폰을 쓰게 되었고 실제 수명은 그보다 더 길다고 하겠다.

  사연이 좀 길었는데, 그러면 이 폰을 제본할 때 어떤 용도로 쓴다는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 폰의 뒷면 사진을 실어놓은 것에 바로 그 용도가 숨어 있다. 앞서 대도구 중 재단기에 대해 설명할 때 기존의 제본 과정에서 양면 인쇄된 종이를 반으로 접는다는 언급을 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폰의 뒷면을 이용해서 인쇄된 A4 용지를 반으로 접는다. 폰의 뒷면을 이용하면 접을 때 접히는 부분이 깔끔하고 최대한 밀착되게끔 접힐 수가 있다.

  오피스 환경에서는 굳이 종이를 접지 않고 인쇄나 제본을 할 것이며, 또 종이를 접을 일이 있다 해도 종이를 접는 도구가 따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사무실에서 옛날 쓰던 휴대전화기로 종이를 접으랴. 앞서 1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 바로 이 도구가 이 책을 “집”에서 인쇄한다는 것을 물씬 풍기게 하는 도구가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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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2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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